여행

길상사 꽃무릇 지다.

by 운좋은 생각 2017. 9. 23.

길상사

어제 성북동 길상사 꽃무릇이 진다고 해서 다녀왔어요.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도 모가 바빠 늦었네요 꽃들이 정말 지고 있었답니다. 

지하철 한성대역6번출구에서 2번마을버스를 타면 길상사 앞에 바로 내릴 수 있답니다. 작년에도 다녀왔는데 길상사는 언제가도 예쁘고 고즈녁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곳이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길상사를 몇번 가보았지만 자세히 알지 못했고 풍문으로 들었던 이야기를 홈피를 통해 자세히 알아 보았습니다. 

길상사 이야기


길상사는 예전에는 대원각이라는 음식점이었다고 합니다. 여기 주인이신 길상화김영환이시란분이 무소유의 책을 쓴 법정스님이 쓰신 책을 보고 감동하여 청정 도량으로 만들어 줄것을 청하였다고 한다. 법정스님이 몇번을 거절한 끝에 김영환씨의 청을 받아들여 대한 불교 조계종 송광사말사 '대법사'로 등록을 하고 주지에 현문스님 취임했다고 합니다. 1977년에는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길상사'로 이름을 바꾸어 등록하고 같은해 2월 14일 에 초대 주지로 청학스님 취임및 1차 도량정비불사회향을 했답니다. 길상화는 김영환씨의 법명이며 1999년 세상을떠난 길상화 김영환씨의 공덕비가 있기도 합니다. 길상화님은 16살 나이로 사라져가는 한국 전통음악과 가무의 전습을 위하여 조선권번을 세워 불우한 인재들에게 고전 궁중 아악과 가무일체를 가르친 금하 하규일의 문하에서 진향이라는 이름을 받아 기생으로 입문하였다고 합니다. 시인 백석선생으로 부터 자야 라는 아명으로 불리던 그녀는 분단조국의 남한에서 1953년 중앙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뒤에 몇편의 수필과 (백석 내가슴속에 지워지지않은 이름),( 하규일 선생약전),(내사랑백석) 등의 저술을 내기도 했다. 일찍이 그녀는 바위 사이 골짜기에 맑은 물이 흐르는 배밭골을 사들여 한식당을 운영했는데 이곳은 뒤에 다른사람들에 의하여 제3공화국 시절 국내 3대 요정의 하나였던 대원각이 되었다.  

1997년 12월4일 대원각이 길상사가 되던날, 그 아름다운 법석에서 그녀는 법정스님으로 그저 염주하나와 '길상화' 라는 법명만을 받았고 7천여평의 절터와 전각 모두를 보시하는 그녀의 바람은 단하나 이곳이 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어 그들 모두가 고뇌의 마음을 쉴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었다, 그날 그녀는 수천의 대중앞에 단두어 마디 말을 했다고 한다. 저는 죄많은 여자입니다. 저는 불교를 모릅니다. 저기 보이는 저 팔각정은 여인들이 옷을 갈아 입던 곳이었습니다. 저의 소원은 저곳에서 맑고 장엄한 범종소리가 울려퍼지는 것입니다. 

간절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진실하게 울려 나오는 그녀의 음성에는 곡절많은 그녀의 인생의 슬픔을 넘어선 위해한 비원이 담겨있었다. 1999년 11월14일 그녀는 육신의 옷을 벗었다, 하루 전날 그녀는 목욕재계하고 절에 와서 참배하고 갈상헌에서 생애 마지막 밤을 보냈다 , 다비 후 그녀의 유골은 49재후 유언대로 첫눈이 도량을 순백으로 장엄하던날 길상헌 뒤쪽 언덕바지에 뿌려졌다. 

길상사에서는 그자리에 조그마한 돌로 소박한 공덕비를 세워 그녀의 뜻을 기리고, 매년 음력10월7일에는 기재를 모셔 그녀를 추모한다. 또한 길상사를 근본도량으로 하는 시민의 모임 '맑고 향기롭게'는 '맑고 향기롭게 길상화 장학금'을 만들어 해마다 30명 안팎의 고교생을 선발, 학비를 지원하며 그녀의 뜻을 잇고있다. (길상사홈페이지)

길상사일주문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곳이 극락전이다. 길상사극락전은 아미타 부처님을 봉안한 길상사의 본 법당이라는데요 다른 절에서는 아미타전,미타전, 무량수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아미타불은 특히 정토신앙에서 가장 중요하게 모시는 주불로 무량 수불 혹은 무량광불이라고 한답니다. 1977년 길상사 창건 당시, 아미타불을 주존으로 모신 것은 도심 가운데 생긴 이도량이 보다 많은 불자들을 이고득락의 길로 이끄는 터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고 합니다. 주존이신 아미타부처님의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 협시보살로 모셔져있다.

불단의 탱화는 불모김의식이 그렸다고 하고 탱화안에도 아미타불이 주준이며,왼쪽으로는 대세지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그리고 사천왕가운데 지국, 중장천왕이 그려져 있고 오른쪽으로는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미륵보살, 그리고 사천왕 가운데 다문, 광목천왕이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지장전,설법전,관음보살상,길상선원,적묵당,침묵의집, 범종각 등 들러 볼곳이 많은 곳이랍니다. 이름을 알고 마음으로 새기고 길상사를 찾는다면 비록 꽃무릇은 졌더라고 감사함과 마음 힐링이 더 잘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